① 프롤로그: 2025년 여름, 연준이 흔들린다
“중앙은행이 정권의 도구가 되는 순간, 자본시장은 가장 중요한 나침반을 잃는다.”
— 밀턴 프리드먼, 1968년 American Economic Review 강연 中
2025년 7월, 미국 워싱턴 D.C.는 드물게 ‘통화정책 뉴스’가 헤드라인을 독점하는 진풍경을 맞고 있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전 PIMCO 수석 모하메드 엘-에리언이 잇달아 “제롬 파월 의장이 스스로 사임해야 연준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다”는 폭탄 발언을 던지면서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對中) 관세·건물 리노베이션 비용·직접 해임 카드까지 언급하며 연준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② 왜 ‘연준 독립성’이 장기 전망의 핵심 변수가 되었는가?
- 1) 금리 체계의 신뢰 기반 붕괴 — 중앙은행이 정치 로드맵에 종속될 경우, 정책 일관성 (Policy Consistency)이 훼손돼 장기 금리와 인플레이션 기대가 불안정해진다.
- 2) 달러 기축 통화 프리미엄 축소 — 글로벌 보유통화로서 달러는 ‘예측 가능한 통화정책’을 전제로 한다. 정치적 금리 결정은 달러 자산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여 국제 자본 유입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다.
- 3)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재배치 — 연준 신뢰도 저하는 美 국채 듀레이션 축소·인플레이션 연동채( TIPS) 수요 확대·금·비달러 준비자산 다변화를 촉발한다.
③ 연준 기능 확대 vs. 미션 크리프 논쟁
연도 | 주요 비통화정책 역할 | 정치·시장 반응 |
---|---|---|
2008~2009 | 양적완화(QE1~2), 긴급대출 창구 | “월가 구제” 논란 |
2020 | 기업CP매입·MMF 백스톱·기업직접대출 | “그린뉴딜·ESG 개입” 공화당 비판 |
2023~2025 | CBDC 연구, 기후리스크 스트레스 테스트, 빅테크 결제감독 | “미션 크리프” 프레임 가열 |
베센트 장관과 트럼프 진영은 특히
① 리노베이션 25억 달러 초과비용
② 내부 ESG·DEI(다양성) 프로그램 예산
을 ‘혈세 낭비’ 사례로 지목했다.
④ 시나리오 분석: 2025~2030년 미국 경제·증시·채권시장에 미칠 5대 파급
1) 파월 유임 + 정치압박 지속 (확률 45%)
• 기대 정책금리: 2026년 말 3.5%→4.2%로 상향 조정
• 10년물 미 국채: 스프레드 40bp 상승, 실질금리+Break-Even 인플레 동시 확대
• S&P500: PER 1.5p 디레이팅, 밸류에이션이 “장기 평균 +1σ”로 후퇴
2) 파월 조기 사임 + 비전문가 후임 (확률 25%)
• 정책공백 3~6개월 → Fed put 약화, 달러인덱스 DXY 5% 급반락 가능
• 이머징 자본유출: 2013 Taper Tantrum급 매도 시나리오 재연 위험
3) 내부 점검 TF·권한 슬리밍 (확률 20%)
• 통화·비통화 기능 분리 → 장기적으로 중앙은행 신뢰 보강, 10년물 금리 15bp 하락 여력
• 국채 실질수요 회복 → 연준 보유 자산 축소(Quantitative Tightening) 속도 완화
4) 의회 외부 감사권 강화 (확률 10%)
“AUDIT THE FED” 법안 통과 시, 매 회기 정책 지연·정보 유출 리스크 ↑ → High-Yield 스프레드 평균 80bp 상향 평준화
⑤ 자본시장별 장기 전략
- 채권: 듀레이션 바벨 전략. Fed 리스크 프리미엄 30~50bp를 수용하되 TIPS·짧은 회사채 병행.
- 주식: 이익 가시성 높은 배당 성장주·유틸리티·헬스케어 비중 확대. 통화정책 변동 때마다 밸류에이션 할인폭 제한.
- 달러화: 독립성 훼손 시 3년 내 DXY 8~10% 하락 가능 → 엔화·스위스프랑·금 5~7% 포트폴리오 편입 권고.
- 파생상품: VIX 장기 콜·5y5y 인플레이션 스왑 매수로 tail risk 헷지.
⑥ 한국 투자자 관점: Fed 거버넌스 리스크의 파급
- 원/달러 환율: 연준 리스크 → 달러 약세 구간마다 환차익 실현 기회. 외화 부채비율 높은 코스피 기업 주의.
- 국고채 금리: 美 장기금리 변동성이 KTB 10년물 스프레드(미국 대비) 확대 요인. 수급 공백 대응 위해 장기 변동금리채 발행 검토 시사.
- 자산 다변화: 달러·미채 집중도 완화, 유럽 IG채·위안화 표시 그린본드 비중 점진적 확대 필요.
⑦ “사임 카드” 실현 가능성 체크리스트
- ① 관세 충격이 PCE 물가 3% 재상승 → 파월 비난 여론 확대
- ② 건물 리노베이션 감사 결과에서 예산 변경 승인 절차 미비 드러날 경우
- ③ 연준 내부자·지역 연은 총재의 공개 비토 발생
→ 위 3요소 중 2개 충족 시 조기 사임 확률 50% 돌파
⑧ 결론: “독립성 = 금리옵션, 신뢰 = 밸류에이션”
엘-에리언의 ‘파월 사임론’은 과격해 보이지만, 그 핵심 메시지는 “중앙은행 신뢰가 자본시장 밸류에이션의 정수”라는 데 있다. 1970년대 인플레 재현 우려가 커질 때마다 연준은 정치적 잡음을 최소화하며 정책 고지를 확보해 왔다. 이번 위기는 정책 독립성과 민주적 통제의 균형점을 재설계할 기회다.
향후 1~3년 동안 투자자는 금리·환율·정치 이벤트의 ‘3차원 체스판’을 읽어야 한다. 결국 금리 결정권의 주체가 어디에 서느냐가 장기 포트폴리오 성과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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