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 릴리 최고 딜 메이커 “앞으로도 새로운 분야 진출하는 인수합병 더 나올 것”

미국 제약사 엘리 릴리(Eli Lilly)의 최고 인수합병 책임자가 회사를 기존 영역 밖의 새로운 분야로 확장시키는 거래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2026년 6월 3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엘리 릴리의 제이컵 밴 나든(Jacob Van Naarden)은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 현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재 회사의 재무 건전성은 매우 강하다”며 특히 비만 치료제 사업이 막대한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회사의 재무적 힘은 주로 체중 감량 사업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그 강도는 매우 크다”며 “우리는 이 자본을 모든 질환 영역에 재배치할 수 있는, 거의 세대적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회사의 성장을 이끌 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을 앓는 훨씬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 전략에 맞춰 실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엘리 릴리는 올해가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미 선급금 기준 100억달러 이상, 향후 조건 충족 시 최대 250억달러를 투입하는 8건의 인수를 발표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에는 약 40건의 거래에 약 40억달러를 지출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의 거래 속도와 규모는 한층 커진 셈이다.

이 같은 공격적 행보는 엘리 릴리가 더 크고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거래 전략을 의도적으로 바꿨음을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LSEG에 따르면 엘리 릴리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조달러로, 2021년의 1,900억달러에서 크게 뛰어올랐다. 이로써 엘리 릴리는 기술주가 주도해 온 ‘1조달러 클럽’에 합류한 첫 헬스케어 기업이 됐다. 1조달러 클럽은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는 초대형 기업군을 뜻한다.

과거 엘리 릴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위험이 큰 초기 단계 자산에 주로 베팅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마운자로(Mounjaro)젭바운드(Zepbound) 같은 GLP-1 계열 의약품이 가져온 막대한 수익을 바탕으로, 성공 가능성이 더 높지만 그만큼 가격도 높은 실험적 신약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GLP-1은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에 관여하는 호르몬 경로를 겨냥한 치료제로, 비만과 당뇨 시장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영역 중 하나다.

밴 나든은 또 코네티컷주 스탬퍼드 사무실에서 별도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들은 약이다. 얼마나 커질지, 개발 계획은 무엇인지, 언제 승인될지 등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다. 물론 우리는 추정치를 갖고 있지만, 충분히 봤을 때 ‘이건 실제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일부 전임상 단계 자산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우리가 집중해 온 큰 이유이며, 동시에 대규모의 초기 단계 전략도 계속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컵 밴 나든은 지난해 가을 최고경영자(CEO) 데이브 릭스(Dave Ricks)로부터 사업개발 책임까지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릴리는 거래 역량을 강화하고, 기존에 집중해 온 초기 단계 투자 범위를 넘어 보다 넓은 영역을 보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었다. 밴 나든은 올해 초부터 이 전략 실행에 착수했다.

그 결과 3월에 발표된 센테사 파마슈티컬스(Centessa Pharmaceuticals) 인수 계획은 조건 충족 시 최대 78억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번 거래는 기면증 같은 수면장애 치료용 실험약과 연계돼 있으며, 성사될 경우 릴리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인수가 된다. 현재까지 최대 규모는 2019년 룩소 온콜로지(Loxo Oncology)80억달러에 인수한 거래다. 당시 밴 나든은 룩소의 최고운영책임자(COO)였다.

다만 릴리 입장에서는 80억달러 안팎의 거래도 다른 대형 제약사들의 거래 규모와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편이다. 이는 릴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큰 규모의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는지를 둘러싼 관심을 키우고 있다.

“우리는 특정 금액의 상한선을 임의로 정하고 싶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과학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리고 환자와 릴리 모두에게 얼마나 큰 기회인지다.”

밴 나든은 올해 발표된 거래 가운데 일부는 릴리의 기존 주력 분야인 종양학, 신경과학, 심장대사 건강, 면역학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심장대사 건강은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처럼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대사 관련 질환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백신 회사 3곳 인수처럼, 일부 거래는 릴리를 전혀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게 된다.

그는 ASCO에서 “우리는 이 네 가지 범주에 깔끔하게 들어맞지 않는 다양한 것들을 보고 있다”며 “과거에 해왔던 방식에 꼭 맞지 않는 일이라도 앞으로 더 나올 수 있으니 놀라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보인다면, 우리는 흥미를 느끼고 있고 큰 영향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밴 나든은 마지막으로 “아예 제외하는 분야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며 “정말 거의 없다”고 답했다. 이는 엘리 릴리가 향후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존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수준을 넘어, 백신과 수면장애 치료제 등 보다 폭넓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현금 지출을 동반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릴리의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고 신약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비만 치료제와 GLP-1 계열 약물의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경우, 릴리는 향후에도 대형 거래를 위한 재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제약업계의 M&A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으며, 신약 개발 속도와 기술 확보 경쟁도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